개의 역사와 문화

1. 개와 인류사

늑대가 인류와 공생한 흔적은 무려 12만 년 전부터 발견되었으며, 2018년의 추정에 따르면 6만 8천 년 전에는 15만 년 전 사이에 개로의 유전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4,000년 전, 일반적으로 3만 년 전에 다다르면 이미 늑대가 아닌 개로서 인간에게 사육되고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점에서 개는 다른 가축과 비교해서도 인간과 함께 한 역사가 훨씬 깊습니다.

개는 거주 지역의 경비, 수렵 보조, 목축 시의 다른 가축 보호 등 인간의 생산활동을 보조해주는 일꾼으로 활동하는 대신 인간으로부터 먹이를 제공받고 천적으로부터 보호를 받았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들은 후각과 청각이 뛰어나고, 민첩하며, 턱이 강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강하기 때문에 다른 육식동물에 비해 적은 훈련으로 가축화가 가능했고, 쉽게 포섭되었습니다. 밖에서 풀어놓고 키울 수도 있었고, 작은 개는 실내에서도 고양이처럼 쥐잡이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을 가라지 않고 대부분의 인류 문화권에서 개를 길렀습니다. 개는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가축화되었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 역시 소, 말, 돼지, 닭은 기르지 않았으나 칠면조, 알파카와 함께 개를 길렀습니다. 이는 개의 가축화가 굉장히 이르고 보편적이었음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동양에서도 십이지 중의 하나로 매우 친숙한 동물이었으며, 신석기 시대 이전부터 개를 길렀습니다. 중국의 역대 황실은 페키니즈 등 애견 문화가 발달해 있었고, 일반 백성들 역시 집집마다 개를 많이 길렀습니다. 개는 충성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충성심이 강해 유교 사상이 지배적인 나라에서는 고양이보다 갖고 다루기가 좋아 많이 길렀습니다. 고사에도 견마지로, 사준사구 등 충신의 비유로 불립니다. 또 오늘날 좁은 공동주택에서 제기되는 소음공해 문제와 달리, 과거 개 짖는 소리는 잡귀를 쫓고 집안의 화를 막는다 하여 좋게 여겨졌습니다. 이는 이방인을 보고 짖어 도둑을 방지하는 현실의 내용이 민간신앙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개는 일찍부터 군견으로도 활용되었습니다. 고대 국가에서 개는 전생 시 군인과 함께 최전선에서 전투용으로 투입되었는데, 훈련을 통해 통제가 가능하며 체구가 작고 날렵해 위협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예로 로마 제국에서는 그레이트 피레니즈의 조상 격 되는 피레네 산맥의 대형견을 전투에 사용하였습니다. 다만 후기에는 직접 전투에 활용하기보다는 후방 경계에만 사용하였습니다.

다만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에게 피해를 입힐 뻔한 에피소드가 있어 부정적인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교리상의 야이기며, 쿠란 자체에서는 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바가 없습니다. 이슬람 국가에서도 개를 널리 기릅니다. 상당수의 아랍인들이 전통적으로 유목 생활을 영위했는데, 유목민에 개는 필수적인 동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무함마드 자신도 유목민 생활을 했으며,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던 무함마드였지만 유목용 개들에게도 애정을 주며 곁에서 두고 키웠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또 아랍 역사에는 유목용이 아닌, 가정에서 키우는 개들도 많았는데, 주로 아프간하운드처럼 부유층이나 권력자들의 애완동물로 사육, 번식되는 개들이었습니다. 

사람에게 친숙한 동물이기에 여러 문화권에서 개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에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바로 '오수개' 이야기입니다. 술에 곯아 들판에 누워 잠든 주인곁에 있다가 들판에 불이 나자 냇가로 가서 자신의 털을 적셔 불을 꺼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고 주인을 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라이카 때문에 지구 역사상 최초로 우주공간에 나간 생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라이카 전에도 초파리 등을 인공위성에 실어 쏘아낸 일은 있었습니다. 최초로 우주공간에 나간 척추동물 타이틀도 우주공간의 기준 변경으로 인해 뺏겨버렸고, 지금은 최초로 우주에 나간 개라는 타이틀만 남아있습니다.

 

2. 개와 현대 인류사

오늘날 가정에서 많은 수가 애완동물로 키워지고 있기도 합니다. 인간에게 친근한 동물이기에 영화 등에 출연한 일도 많으며 그 가운데 직접 주인공이 된 일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래시,베토벤, 벤지, 하울링, 마음이 등 

한편, 도시 인구가 증가하고 좁은 공동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많이지면서, 개 짖는 소리에 따른 소음공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개의 성대를 수술하기도 하고, 짖음 방지용 아이템이 시중에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이에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고양이 등 다른 몇몇 동물이나 개를 키울 경우 애완동물 보유세라는 세금을 내도록 합니다. 반려견 등록 관리 비용, 분뇨나 소음으로 인한 공해, 개물림 사고 등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며, 이는 동물을 키우지 않는 다른 시민이 분담하기 때문입니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국가의 정부에 세 시행 중이며, 미국,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중국 등 30여 개국은 지역별로 세금 유무가 다릅니다.

독일에서는 'Hundesteuer' 라는 제도로 개를 의무적으로 등록하고 품종을 구분하여 세금을 부과합니다. 주마다 세율이 다르며 사육두수가 늘어날 경우 누진세를 적용합니다. 

개가 가진 뛰어난 감각과 민첩합 속도, 높은 지능과 친화성은 오늘날에도 곳곳에서 활용됩니다. 높은 지능으로 인해 시각장애인의 앞길을 안내하는 안내견으로 훈련되기도 하며, 청각장애인 대신 전화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수화기를 드는 것이 아니라, 발신자가 "여보세요"라고 말하면 몇 가지의 음성 패턴을 인식하고 이에 응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조난된 사람을 구조할 때 조난자의 위치를 식별하는 데에도 구조견이 이용됩니다.

오늘날 군견과 경찰견 분야에서 개들은 사람이 할 수 없는 폭탄, 마약 등의 수색 임무를 맡으며, 문화 유산 보호 분야에서도 문화재를 갉아먹는 흰개미 등의 해충을 탐색하는 데 이용됩니다.

개를 이용한 인간 질병의 치료 연구도 진행 되고 있는데, 플로리다대학교 수의학과에서는 주인의 종아리에 난 악성종양을 개가 물어뜯은 사례를 바탕으로 질병의 발견에 개를 이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