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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고양이 백과사전 7

by hardawn 2024. 4. 4.

1. 고양이의 생태

고양잇과 동물이 대개 그렇듯이 고양이도 균형 감각이 탁월합니다. 이는 귓속의 반고리관 안에 섬모가 예민하게 발달되어 있어서 고양이가 움직일 때 반고리관 내의 액체의 유동을 잘 감지하기 때문입니다.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한 꼬리 역시 균형 감각에 한몫합니다. 덕분에 매우 좁은 담위도 잘 걷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낙법을 이용해 잘 착지합니다. 충격을 분산하기에 적합한 신체구조를 가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개보다 쉽게 높은 담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캣타워 등의 구조물도 올라가길 좋아하며, 대형 고양잇과인 표범 등이 나무에서 무리 없이 지내는 것도 평형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얌전한 새침데기 성향을 보이는 것이 평소 상태지만 유독 개다래나무나 개박하(catmint, catnip)에 환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정확히는 엑티니딘과 네페탈락톤이라는 성분에 반응하는 것입니다. 나뭇가지나 잎 등을 던져주면 그야말로 안고 빨고 몸을 뒤틀고 굴러다닙니다. 심지어는 연속 재주넘기까지 합니다. 다만, 어린 고양이는 거의 반응이 없고, 나이 먹은 고양이는 절반 정도의 반응을 보입니다. 이는 비단 고양이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같은 고양잇과인 호랑이나 사자 등도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은 발정기마다 특유의 울음소리를 냅니다. 고양이가 많은 동네라면 흔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소리가 묘하게 아기 울음소리와 유사합니다. 그래서 저 특유의 울음소리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중성화수술을 하면 시끄러운 소리도 내지 않고, 활동량도 적어지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키우기에도 적합합니다. 이는 강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중성화수술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동물에게 신체적 장애를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비판 또한 많습니다. 하지만 중성화 수술로 인하여 고양이의 삶의 질과 수명이 몇 배 정도 연장 되는 것에 기여하므로 수의사들은 중성화수술을 권장합니다. 고양이뿐 아니라 애완동물을 기르기 전, 중성화수술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모두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이 정해진 날짜에 특정한 자극이 없이도 배란이 실시되는 '자연배란'을 하는 동물인데 비해, 고양이의 경우에는 교미행동이나 호르몬의 작용에 의한 자극에 따라 배란이 실시되는 '교미배란'을 하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양이만 그런 것은 아니고 다른 동물의 사례로는 토끼를 들 수 있습니다. 암컷 고양이를 키울 때에는 이러한 고양이의 신체적 특성을 염두에 두고 사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임신 중에도 배란이 억제되지 않아 임신 중에 또 임신을 하는 중복임신(superfectat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임신 중에 교미를 해서 또 임신을 하는 경우도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이는 고양이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극히 드물게 발생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또한 토끼의 경우에도 발생합니다. 다만 고양이나 인간은 토끼에 비해서는 이러한 중복임신의 발생 가능성이 적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토끼가 두개의 자궁을 가지는 것과는 다르게 고양이나 인간은 자궁이 한 개뿐이기 때문에 그런 듯합니다. 

목욕을 시켜주지 않아도 스스로 털을 고르기 때문에 지저분하지 않게 보일 만큼 무척이나 깔끔한 동물입니다. 자기 관리 또한 완벽한 동물이어서 주인의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것도 키우기 편한 점 중 하나입니다. 단, 단모종이든 장모종이든 카펫을 만들어도 될 만큼 털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빠져서 집안은 깔끔해지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 중에는 아예 검은색이나 진한 색상의 옷은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보다는 못하지만 고양이 역시 후각이 상당히 예민하며 인간의 약 100배에 달하는 수의 후각세포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코 뿐만 아니라 입천장 안에 숨겨진 제2의 후각기(서골비기관)를 갖고 있는데, 이것으로 냄새 맡을 때는 입을 열고 얼굴을 찡그리는 특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를 플레멘 반응(Flehmen response)이라 하며, 고양이뿐 아니라 사자, 호랑이 등 고양잇과 동물들의 공통된 특징입니다. 먹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체는 항상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봅니다.

위협을 받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스컹크처럼 냄새나는 액체를 발사합니다. 하지만 스컹크에 비해서는 냄새가 약해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좋아하는 인간에게는 앞발을 건네주기도 합니다. 낯을 가리는 고양이들은 이럴 때 보통 냄새를 맡는 정도만 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좋아서 그러는 것입니다. 고양이와 눈을 마주쳐서 한참을 쳐다보면 고양이가 눈을 깜빡거릴 때가 있는데, 눈의 깜빡임은 나에게 적의가 없으며 친하게 지내고 싶다라는 뜻입니다. 일명 눈 키스라고도 불리는 행위로, 신뢰가 가는 인간에게 보이는 의사표현입니다.

고양이가 사람의 몸을 핥는 이유는 강아지와 비슷한 이유로, 사람과의 교감을 나누고 싶은 의미로 친밀한 애정을 표현하는 행동입니다. 고양이들끼리 서로를 핥아주는 이유 또한 같은 이유이고, 자신의 몸을 핥는 경우는 핥는 것으로 자신의 털을 정리하고(혓바닥이 미세한 바늘이 누워있는 구조로 핥으면 빗질효과가 있습니다) 몸에서 나는 잡냄새를 없애기 위해 합니다. 다만 사람의 무례한 행동을 예의 있게 거절하는 의미로 살을 핥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억지로 고양이를 더 만지려 했다간 물리기 십상이니 눈치를 잘 보고 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몸을 핥음으로써 청소하는 것을 그루밍이라는 용어로 지칭하며 흔히 말하는 고양이 세수가 이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고 있을 때 자꾸 만지면 귀찮으니 떨어지라는 신호로서 핥아주기도 합니다. 그루밍은 위의 사진처럼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에게 직접 가르쳐주는데, 새끼 고양이는 그루밍뿐만 아니라 어미 고양이의 모든 행동을 바라보고 따라하면서 (사냥, 세수, 먹이를 먹는 것, 낯선 것을 경계하는 것 등등) 학습합니다.

보통 자신의 주인에게 그루밍을 해주는 데까지 몇 개월이 걸리기도 하고 하루만에 해주기도 합니다. 몇 개월 만에 겨우 받는 주인들은 쉽게 그루밍을 받아내는 주인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사실 개묘차가 큰데 그루밍을 잘해주지 않는 녀석들도 있고 그루밍 보단 그냥 가까이 옆에 오거나 머리를 부비적 거리는 등 애정에 대한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으니 무조건적으로 기대를 품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 고양이 때 손가락을 내밀자마자 그루밍을 해주더니 성장하고 나서도 계속 꾸준하게 그루밍을 해주는 냥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루밍을 하지 않는 냥이들까지 고양이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받는다고 꼭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닌데 고양이의 혀가 까끌까끌하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의 피부에는 아무래도 자극이 커서 오래 받아주기는 아파집니다.

가축화한 고양이는 푹신한 곳, 주인 혹은 동료들에게 앞발로 꾹꾹이를 하기도 하는데, 본능으로 하는 행위이며 친근감의 표시입니다. 원래는 새끼 고양이가 어미의 젖분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어미의 배부분을 자극하는 행위이며 야생 고양이는 성체가 되면 이러한 행동을 멈춥니다. 다만 동물학자들은 가축화해 사회화가 된 고양이는 성체가 돼도 친근감의 표시로 이러한 행위를 지속하는 것으로 봅니다. 

한편 패티 컬리(Patty Khuly) 미국 수의학박사는 수의학 포털 '벳스트리트'를 통해 "고양이들이 주인을 무는 행동은 애정표현이 아니다. 전문용어로 Petting-induced aggression(만짐 유발 공격성)이라 하는데, 이는 공격적인 행동의 일종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에서 수의사로 활동하는 동물애호가인 '레티시아 바를랭' 또한 저서 (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상식 100가지)에서 "새끼 고양이가 깨무는 행동은 생후 1개월부터 평생 지속 되는 놀이의 일부일 뿐, 이갈이로 생기는 행동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고양잇과 동물들에게 이빨과 발톱은 사냥 시 공격과 방어에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무기지만, 이를 이용한 주인을 깨물고 할퀴는 것과 같이 일정 수위를 넘는 행동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새끼 고양이가 주인의 손이나 발을 자꾸 깨문다면 이는 치료를 요하는 일종의 행동 장애입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런 입질하는 새끼 고양이의 버릇을 고치려면 주인과 노는 동안 흥분한 고양이가 물거나 할퀴면 그 즉시 입질당한 부위를 숨기고 다른방이나 장소로 이동하거나, 입질을 할 수 있는 장난감을 주면 됩니다. 또한 가능하면 훈련을 잘 받은 성묘와 함께 지내게 해야 자연스럽게 어린 고양이가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손을 장난감처럼 인식하게 되어 더욱 심하게 깨물 수 있으므로 손으로 놀아주지 말고 장난감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새끼 고양이가 깨물어도 좋은 먹이 또는 장난감이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손가락을 고양이의 입속으로 넣지 말아야 합니다. 어미 없이 새끼 고양이만 키우는 경우라면 훈련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인을 무는 고양이로 키우지 않기 위해서는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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