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의 수명과 지능
반려견들은 평균적으로 10~15년에서 많게는 20년까지입니다. 보통 대형견이 소중형견보다 짧은 편입니다. 고양이와 비교해보면 평균 수명은 고양이보다 약간 낮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개에 비해서 질병에 걸리기 쉽고 개보다 질병이 다양하며 면역력도 더 낮기 때문에 인간에게 애정을 듬뿍 받으며 아픈 기색이 보이면 동물병원도 데려가는 환경이 아니라면 오래 살지 못합니다. 길고양이의 경우 심하면 3년밖에 못살고 죽을 정도로 면역력과 건강이 취약합니다. 들개들은 길고양이보단 오래 사는 편이긴 하나 길어봐야 5~10년 내외로 반려견에 비하면 오래 살지 못합니다. 오염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식중독, 교통사고, 개에게 매우 치명적인 모기로부터 전염되는 심장사상충 등 개도 인간의 보살핌 밖에선 열악하다는 현실에서 자유로울 순 없기 때문입니다.
개의 지능은 인간으로 치면 1~2세 정도의 수준이며, 그중 인지력과 문제 해결 능력은 2세 수준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한 연구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아홉살 짜리 보더콜리가 약 250개의 단어를 이해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세 살이 될 때까지 약 700개의 단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언어의 의미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발화자의 감정을 간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언어적 지능에 대한 설명으로, 개의 총체적인 지능은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개는 숫자 5까지 인지할 수 있는데 반해, 인간은 보통 3살이 넘어야 5를 셀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의 수학적 지능은 인간으로 따졌을 때 3살 이상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개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기르는 고양이와의 지능을 비교한 연구가 있습니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를 비롯한 브라질,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 연합의 6개 대학 신경해부학 연구진은 개의 대뇌피질에는 대략 5억 3000만 개, 고양이의 대뇌피질에는 2억 5000만 개의 뉴런이 있어, 개의 뉴런 수가 고양이의 두 배 이상 많다는 것을 밝혔고, 이는 '프런티어스 뉴로아나트로미'지에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뉴런 개수가 지능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닌데, 예를 들어 "참거두고래는 인간보다 훨씬 많은 뉴런을 가지고 있습니다."
늑대는 단족 지능은 개보다 뛰어나지만,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2. 개와 인간
인간이 늑대를 개로 사육하게 된 이유는 아마 사냥용으로 써먹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간과 함께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과의 상호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했기 때문에 늑대들 중에서 인간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말귀를 알아듣는 개체들이 인간과 함께 다니게 되었고, 이들끼리 번식한 자손들은 사람의 말을 더 잘 알아들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물론 이 중에서 인간에게 공격적이거나 말을 안 듣는 녀석들은 도축해서 섭취했습니다. 더 이상 인간의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되니, 결국 인간 곁에 남는 녀석들은 그중에서도 가장 우호적이고 가장 소통에 적극적인 개체들로만 구성된 것입니다. 이들의 후손이 개들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개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는 없어도 인간의 기분을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도 뇌파실험을 통하여 증명 되었습니다. 이것도 개와 늑대의 차이점. 개주인이 개에게 이것저것 말을 걸면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그 기분은 이해합니다. 주인이 침울할 때 개가 쓱 다가와 위로해 주는 경우는 매우 흔한 일입니다. 가끔 짓궂은 주인이 개가 얼마나 주인에게 충성스럽나 실험하려고 친구에게 공격받는 척하거나, 아픈 척 쓰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개가 오히려 노는 것처럼 좋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어디까지나 장난치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이 뭔가 행동하는 것에 어울려주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을 타고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모든 애완동물 중에서도 사람과 가장 친숙하며, 특히 주인한테의 애정 만큼은 다른 어떤 동물도 따라 올 장사가 없습니다. 그만큼 주인한테 의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기에 혼자 둔 상태로 집을 오래 비우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특히 이런 태도나 몸짓 말투 등 비언어적 표현으로 인간의 기분이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언어로 소통하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편입니다. 개는 끊임없이 주변의 인간의 눈과 안색을 살피며 행동하기 때문에 인간 가족은 느끼기 어려운 기분 변화도 개가 먼저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개는 무리생활을 하는 늑대였기 때문에 무리 내의 자신의 서열을 의삭하고 상위서열 개체나 동료들의 눈치를 살펴 행동하는 서열행동에 익숙해서 주변상황이 뭔가 이상하면 바로 먼저 주인이나 인간의 눈을 살펴서 상황을 파악하려고 합니다. 또 인간과 함께 살며 가축화되는 과정에서도 주인의 의도를 빨리 파악하는 영리한 개체가 인위적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눈치 9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개에게 폭풍 칭찬을 할 경우와 그냥 목소리 톤만 높여 횡설수설 할 경우, 칭찬을 들은 경우에는 개의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이 확인되지만 횡설수설할 때는 아무 반응도 없습니다. 인간이 칭찬을 들을 때 기분이 고양이 되는 것과 완전히 같은 반응입니다. 개는 칭찬을 받았을 때 인간이 자기를 칭찬한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며 헛소리를 구분합니다. 이처럼 개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는 못해도 억양과 말투 또는 단어 등으로 인간의 감정과 의도를 놀랄 만큼 정확하게 판별합니다.
개가 간혹 재채기 엇비슷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짜 재채기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콧방귀 비슷하게 콧김을 내뿜는 행동입니다. 이는 개가 주인에게 자신이 기분이 좋음을 알리는 행동이라고 하며, 주인을 자근자근 깨물거나 엎치락뒤치락하며 놀면서 이렇게 콧방귀를뀜으로써 "이건 놀이고 나는 기분이 좋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인간을 자신의 보호자라 인식하지만, 자신의 부모견에 해당하는 존재와는 구분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고양이의 경우 워낙 독립성이 강하다 보니 인간을 무시한다 생각되지만 사실은 고양이도 자신의 주인들을 자산을 돌보는 존재라고 명확히 인식합니다. 그러나 고양이의 태도를 보면 주인과 자신을 돌보는 고양이(부모묘 혹은 형제묘)에 대한 별반 차이가 없는 반면, 개들의 경우 자신을 돌보는 개(부모견 혹은 형제견)와 자신을 돌보는 인간에 대한 행동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개들은 자신의 주인과 만나면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대략 57% 상승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애완동물인 고양이의 경우 12% 가량. 고양이랑 비교하니 좀 감이 안 올 수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인간이 40~60%의 변화를 보인다는 걸 생각하면 주인에 대한 개들의 감정적 반응은 인간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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