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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고양이 백과사전 1

by hardawn 2024. 3. 5.

1. 개요

약 1만 2000년 전 수렵시대부터 가축화한 개와 달리, 고양이는 농경이 시작되고 문명이 형성되던 때부터 인간과 함께 생활하였습니다. 또한 인간이 직접 돌봐주고 먹여주며 키워온 개와 달리 고양이는 거의 대부분의 기간을 인간 밀집 구역에서 창궐하는 쥐들을 알아서 잡아먹고사는 공생의 형태로 지내왔다. 이 때문에 늑대에서 시작하여 치와와부터 아이리시 울프하운드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품종 개량으로 본연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여전히 야생의 본능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개는 야생에서 살아남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고양이는 가능합니다. 이러한 습성을 알아두면 고양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2. 사냥본능

설치류, 소형 조류, 파충류, 곤충 등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는 데에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인간에게 의식주를 전담시킨 반려고양이들에게도 이러한 사냥 본능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그마한 움직이는 것을 보면 무척 좋아합니다.  꼭 사냥이 아니어도 발톱을 날카롭게 유지하기 위해 항시 갈며, 사냥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새끼 때부터 형제자매들과 사냥놀이를 합니다. 

초기에 인간이 쥐를 잡는 용도로 고양이를 키운 것도 이 사냥본능 덕분입니다. 숨은 쥐들을 잘 찾아서 죽이기 때문입니다. 쥐잡이로만 사용할 경우 고양이보다 테리어종 개가 더 효과적이라는 말도 있으나, 잡아놓고 가지고 노는 고양이와 달리 빨리 죽이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쥐 개체수가 적은 환경이라면 숨은 쥐를 잡아내는 능력이 고양이보다 떨어지고 굳이 써야 한다면 쥐가 많은 공장이나 농장 정도입니다.

이러한 놀이에 몰입하다 보면, 인간의 맨살이 고양이처럼 푹신한 털로 덮여있지 않다는 사실을 모르고 과하게 할퀴거나 물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고역입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충분히 놀아주지 않으면 성격이 괴팍해지거나 삐치기도 하는 걸 보면, 이런 놀이는 고양이에게 상당히 중요한 것입니다.

심지어 꼭 배가 고파서만이 아니라 배가 불러도 그냥 사냥본능에 의해 죽이기만 하고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양이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생태계 교란을 유독 잘하는 것도 단순 본능으로 수많은 조류, 포유류, 곤충류 같은 야생동물들을 재미로 학살하기 때문에 많은 나라와 환경단체에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등록하고 주기적인 살처분도 불사합니다. 아예 호주처럼 대대적인 고양이 사냥에 나선 국가도 있습니다.

시골 가축을 키우는 농가에서 고양이 족제비처럼 천대받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닭장에 들어가서 닭들과 병아리들을 죽이고 앞서 말했듯 잡아먹기 위해서도 아닌 단순히 유희로 죽이기도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통념과 달리 야생 고양이들은 쥐보다 오히려 잡기 쉬운 이런 가축이나 소형 야생동물을 더 선호하고 시골도 웬만하면 고양이보다는 방역업체로 대신하고 있는지라 농가 입장에서 고양이는 좋을 게 없는 동물입니다.

 

3. 청결

항시 그루밍을 하기 때문에 체취가 거의 없다. 하지만 알레르기를 발생시킬 수는 있습니다. 고양이의 주식인 설치류들은 시각이 덜 발달되어 있는 반면, 후각과 청각이 매우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야생의 고양이에게 있어서 청결은 생존과도 직결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쉽게 말해 더러운 고양이는 먹지도 못합니다. 고양이혀에는 까끌까끌한 돌기가 나 있어서 빗처럼 쓰이며, 침에는 냄새를 중화시키는 탈취 성분이 있어서 아무런 냄새가 나질 않습니다. 고양이용 샴푸로 목욕을 시켜서 향기로운 냄새가 풀풀 나다가도 자고 일어나 보면 냄새가 감쪽 같이 없어져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사람에게 잘 다가오는 성격의 고양이와 살고 있다면, 몸에 향수를 뿌렸을 때 향수를 뿌린 곳을 핥아서 냄새를 지워주기도 합니다. 인간이나 개는 3일만 씻지 않아도 기름과 냄새가 끼지만 고양이는 그루밍 때문에 목욕도 자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고양이의 배설물은 냄새가 매우 지독합니다. 고양이가 사막에서 유래된 육식동물이라 소변에 암모니아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데데가 물도 많이 안 마시는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곳에서 으레 나는 고릿한 냄새는 고양이 자체의 냄새가 아닌 배설물, 특히 소변의 냄새이며 대변의 냄새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야생에서 배설물 냄새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는 것은 사냥감들에게 , 또는 맹금류 같은 천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땅을 판 뒤 그 안에 볼일을 보고 흙으로 덮는 방식으로 최대한 자신의 흔적을 숨기는 본능이 있습니다. 고양이를 처음 키워보는 사람은 이러한 고양이의 신통한 능력에 감탄을 하기 마련입니다. 처음 집에 들여놓으면 집안 구석구석을 탐색한 후 배설물을 숨기기 가장 좋다고 판단된 곳에 변을 보는데, 화장실을 마련해 주면 가르쳐주지 않아도 꼭 그곳에서만 볼일을 봅니다. 심지어 모래가 아니어도 덮는 동작을 꼭 취하며, 모래를 찾지 못하는 경우엔 맨바닥을 박박 긁다가 바닥에 실례를 하는데, 이때는 잘못이라도 저지른 양 굉장히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내 애완동물로서 최고의 메리트로 작용하지만, 냄새를 숨기는 것이지 냄새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은 아니기에 하루 이틀 정도만 제대로 치우지 않아도 고양이의 화장실에서 지린내가 진동합니다. 항시 화장실을 게으르지 않게 제때 처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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